본문 바로가기
생활 속 과학 & 기술

건전지는 왜 시간이 지나면 액이 새는가? – 전해질과 부식

by wow-dreamer 2025. 9. 12.
반응형

1. 건전지의 구조와 전해질의 역할

건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대표적인 전기화학 장치다. 내부에는 양극(positive electrode), 음극(negative electrode), 그리고 "전해질(electrolyte)"이 존재한다.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이동시켜 전류가 흐르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알카라인 건전지의 경우, 수산화칼륨(KOH)과 같은 알칼리성 전해질이 사용된다. 이러한 전해질은 높은 전도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화학적으로 부식성이 강하여 금속 외피와 내부 물질을 점진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해질이 안정성을 잃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건전지 표면의 미세한 틈을 통해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건전지에서 나타나는 액체의 정체는 단순한 누수 현상이 아니라, 전기화학 반응과 관련된 전해질의 화학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건전지는 왜 시간이 지나면 액이 새는가? – 전해질과 부식

 

2. 금속 부식과 화학적 반응

건전지의 외피는 주로 강철이나 아연과 같은 금속으로 제작되는데, 전해질이 장시간 금속과 접촉하면 "부식(corrosion)"이 발생한다. 아연(Zn)은 전해질과 반응하여 산화되며, 이 과정에서 전자가 방출되고 금속 표면이 점차 손상된다. 특히 건전지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 내부 전해질이 미세하게 새어 나와 금속 외피를 공격하면서 산화-환원 반응이 지속된다. 이때 형성된 부식 산물은 전해질과 함께 외부로 흘러나오게 되는데, 흔히 하얀색 분말 형태의 탄산아연(ZnCO₃)이나 수산화아연(Zn(OH)₂)으로 관찰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누출이 아니라, 건전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전기 화학적 부식 반응의 결과다. 따라서 건전지가 오래되면 액체가 스며 나오고, 주변 금속 물체나 기기에 손상을 주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환경 요인과 누출 가속화

건전지에서 액체가 새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외부 환경 조건이다. 높은 온도는 전해질의 반응 속도를 증가시켜 내부 압력을 높이고, 부식을 가속화한다. 반대로 저온 환경에서는 전해질이 부분적으로 동결되거나 점성이 증가하여 내부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습도는 건전지 표면의 금속을 산화시키고, 전해질과의 반응성을 강화하여 누출을 촉진한다. 사용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건전지에서 누출이 흔히 발생하는 이유도 이러한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특히 전자기기에 장착된 상태에서 방치된 건전지는 미세 전류가 계속 흐르면서 내부 반응이 지속되므로, 액체가 새어 나올 가능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건전지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순히 충전량이 소모되는 것을 넘어, 전해질과 금속의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액체 누출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

 

4. 안전과 보관을 위한 과학적 대책

건전지의 액체 누출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전해질로 사용되는 수산화칼륨(KOH)은 강한 알칼리성이므로 피부에 닿으면 화학적 화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전자기기의 회로를 손상시켜 고장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전지는 직사광선이나 고온 환경을 피하고, 습도가 낮은 서늘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서는 건전지를 제거해 두는 것이 누출로 인한 손상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밀폐력이 강화된 구조나 부식 저항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하는 건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든 건전지는 시간이 지나면 화학적 반응이 진행되므로, 일정 기간 사용 후 교체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러한 사실은 전해질과 부식의 과학을 이해하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건전지 누출 현상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과학적 법칙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반응형